조리개 (Aperture) 값에 대한 수학적 의미


한동안 집에서만 뒹굴거렸더니 포스트할 밑천도 바닥이 나고,
사진이야기에 글이 너무 없는 듯하여 급조된 글 하나 포스트 해본다.

제목은 조리개 수치에 대한 수학적 이해...

캬 무슨 논문 제목같다...




  

조리개는 렌즈부에 위치해서 카메라의 촬상면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까지는 다들 아실 것이라 생각된다.
   조리개와 심도에 대한 관계 역시 다들 알고 있으리라 판단 하고 생략한다.
   혹시 모르시면 예전에 포스트한 피사계 심도에 관한 글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피사계심도 링크 → http://fantasy297.tistory.com/9

   좌측의 사진의 렌즈를 보면 조리개 부분이 보인다.
             (출처 : http://www.kenrockwell.com)

   보통 링 모양으로 얇은 판이 겹쳐진 것과 같은 형태로 되어 있으며,
   이 얇은 판이 움직여 조리개를 열거나 조이는 구조로 되어있다.

   렌즈의 조리개 값은 F로 나타내고 보통 1:XX형태로 최대 개방치를 표시한다.
   조리개 값과 조리개가 열린 정도는 역시 그림을 참고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니콘의 MF 단렌즈의 모습이다.(출처 : http://www.kenrockwell.com)


니콘 렌즈는 볼때마다 느끼지만 참 멋스럽다.
뒷쪽에 조리개 조절링이 있고 링에 각 조리개 값들이 쓰여 있다.
그럼 왜 조리개 값들이 외우기도 어렵게 저딴 숫자가 되었을까?
그냥 1,2,3,4,5 이렇게하면 좋을 텐데 말이다.

이 글에서는 이 조리개 숫자의 태생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사실 아래에 소개될 내용은 사진을 찍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즉 몰라도 된다는 것이다. 읽다가 이해가 안가신다고 절대 고민할 필요가 없는 내용이니
그냥 어떤 할일 없는놈이 아는척했구나 하고 넘어가길 바란다.
이거 고민하는 시간에 사진한장 더 찍어보는 것이 도움이된다.

들어가기 앞서 빛에 대한 중요한 2가지를 알아야한다.


     1. 어느한 곳에 도달하는 빛의 양(광량)은 거리의 제곱에 비례하여 줄어든다.
     2. 어느 곳에 도달하는 빛의 양(광량)은 면적에 비례한다.


즉 빛의 광도가 일정하다면 빛이 이동한 거리와 통과한 면적을 알면 광량을 알 수 있다.
날씨에 따른 태양 광량 세기를 무시하면 렌즈를 통과하면서 부터 광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므로,

빛이 이동한 거리는 렌즈의 초점거리로, 면적은 조리개 개구면적에 대응되고 이둘을 알면 상대적 광량을 측정할 수 있다.
또한 개구면적은 조리개의 직경을 알면 알 수 있다.

초점거리와 조리개 직경은 물리적으로 동일 차원(거리)이다.
따라서 두개를 나누어주면 차원이 없는 무차원수 된다.

학교때 배운 기억을 되살려 본다면 무차원수를 만드는 이유는 하나이다.
현상인자가 다른 것들을 쉽게 비교하기 위해서이다.
카메라 렌즈에서 현상인자는 초점거리와 렌즈 구경(조리개 지름)이 되겠다.

가장 간단한 무차원수인 가로:세로 비율을 생각하면 쉽다.
비율이 같다는 것은 크기에 관계없이 두 도형은 닮은꼴 이란 이야기이다.
공대 출신이라면 지겹게 들은 레이놀즈수 역시 모형의 유동과 실물의 유동을 비교하기위해 사용된다.
흔히 알고 있는 마하넘버도 물체의 속도를 소리의 속도로 나눈 무차원수다 (공기 유동의 압축성, 비압축성 판단 척도로 쓰임)

따라서 초점거리를 조리개직경으로 나눈 값은 초점거리가 다른 다양한 렌즈들에서 광량의 척도로 쓸 수 있다.
이 숫자가 바로 조리개 값이다.

     조리개 값 (F) = 초점거리/조리개직경


통상 조리개 직경이 초점거리보다 작으므로 분수가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리개직경을 분모로 쓴 것이지 큰 의미는 없다.

그럼 실제 카메라렌즈는 수많은 렌즈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무엇을 기준으로 초점거리를 표시하는 걸까?
앞쪽렌즈도 뒤쪽 렌즈도 아니다. 그 렌즈의 광학적 중심을 기준으로 한다.
아래 그림 처럼 렌즈에 들어오는 빛의 연장선과 나가는측 빛의 연장선이 만나는 점을 광학적 중심이라 하고 이것을 기준으로 한다.


         



대부분 광학적 중심점에 조리개가 위치해 있다.
이 광학적 중심점이 바뀌는 렌즈가 바로 줌렌즈이다..
어렵게 설명했지만 결론으로 수많은 렌즈로 구성되어있는 것을 단 하나의 렌즈로 가정하고 초점거리를 표시하는 것이다..



여기서 또하나의 우리가 자주쓰는 단위에 대해 알아보자.
바로 STOP 일반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위이다.
이 단위가 만들어 진 것인지 사용하다보니 굳어진 것인지는 모르겠다.
혹자는 STEP 이라고도 한다.

1 STOP은 촬상면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초점거리가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조리개를 1 STOP 조여 빛의양을 반으로 줄일려면 조리개를 얼만큼 조여야 할까?

앞에서 설명한 원리 (빛의 양은 면적에 비례한다)에 의해 조리개 면적을 반으로 줄이면 된다.
조리개가 원이라 가정한다면 원의 면적은 (1/4)πD^2에 따라
조리개 직경을 1/√2 만큼 줄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때 조리개 값은 원래 값에서 √2가 곱해진 값이 된다.

이 것 때문에 조리개 값들이 이상한 숫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기준 조리개값을 1로 보고 1stop씩 조리개를 조였을 때
조리개 직경, 조리개값, 광량간의 상관관계를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표의 조리개값들이 매우 익숙해보인다.
이 숫자에서 사람이 알기쉽게 소수점을 버린 값(1.4, 2, 2.8, 4, 5.6, 8, 11, 16)들이
바로 카메라에 표시되는 조리개 값들인 것이다.

그럼 비례관계에 있는 조리개의 면적으로 초점거리를 나누어주면 쉽지 않느냐라고 어떤분이 물어보실 수도 있다.
조리개 면적을 써버리면 앞에서 설명한 무차원수가 되질 않는다.
단위가 1/m 인 차원이 있는 숫자가 되어 모든렌즈에 동일한 값을 적용할 수 없게된다.
그런 이유로 머리아픈 루트가 들어간 조리개값을 쓰는 것이다.


근데 요즘나오는 카메라는 1/3 Stop을 지원해준다.
그래서 1/3 Stop씩 조리개를 조였을 때 조리개 값도 한번 만들어 봤다.
1/3 Stop이면 촬상면에 도달하는 빛의 양은 원래 대비 2^(1/3)씩 줄어든다.
따라서 조리개의 직경은 2^(1/6)의 역수 만큼 줄어들면 된다.
이를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지금 갖고 계신 카메라의 조리개 값과 비교해보면 대충 맞을 것이다.

여기서 끝내기 아쉬워 Stop 넘버와 광량간의 상관관계 그래프를 한번 그려 봤다.


         



혹자는 Stop은 광량이 반으로 주는 것을 뜻하고 1/3Stop = 1 Step 이라고 하시던데......
근거 있는 이야기 인지 모르겠다. 무언가 그럴듯하고 확 끌리는 이야기인데
진실을 알고 계신분 계시면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이상으로 별 영양가 없는 조리개값에 대한 글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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