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KSLV-I) 발사와 그후를 지켜보면서...



 






 

| 애니매이션 초속 5센티미터 (秒速 5センチメ-トル, 2007)  2화 우주비행사 中 |






어릴적 아폴로, 소유즈 우주선의 발사모습을 TV 혹은 과학잡지 (뉴턴등..)을 보면서
우주와 그리고 로켓에 대한 동경을 품어왔었다. 초등학교 때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으면
우주선 만드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을 정도였다.

이런 어릴적 동경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공대에 입학해서 지금 자동차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로켓의 꿈.. 나하고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나 내가 가고자했으나 가지못한 길에 대한 향수...
그것이 우리나라땅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2009년 8월 25일 5시 10분전
회사에서 몰래 DMB를 켰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5시 정각 나로호는 발사 되었다. DMB의 작은 화면으로도 전율이 느껴졌다.
모든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괴 있다는 안내 방송 그리고 괴리감이 느껴지는 러시아어가 들렸다.
11분동안 나는 넉이 나간듯 TV를 지켜봤다.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드디어 우리땅에서 우주로켓이 쏘아졌구나하는 왠지 모를 자긍심과 함께 말이다.

그뒤 1시간후 위성 정상궤도 진입 실패라는 속보를 접했고, 이틀이 지난 지금....

정부,언론의 행태를 보자하니 짜증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우리나라 윗분들은 (우리회사도 마찬가지고..) 실패라는 말을 엄청나게 싫어하시나보다.
부분성공이란 이상한 용어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말이다.
물론 성공을 못해 나또한 아쉽다. KSR-I때부터 참여했던 항우연 관계자들은 오죽하겠냐..
그러나 부분성공이던 부분실패이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로 보는게 맞다.

북한의 발사체도 핵실험도 모두 실패라 하고 얼마전 미국의 인공위성 발사도 실패라 하지 않는가.
과학 기술에 정치적 논리나 미화따위는 필요없다.

과학 기술발전에.. 실패데이터를 모으는 것도 엄청 중요한 기술발전 과정중 하나이다.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런 데이터를 얻는다는 것은
거의 꿈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했더니 이런 문제가 있더라라는 실패데이터 (Error Data) 야 말로
Know-How이며 기술의 축적이다.

결국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건 발사과정의 의혹이나 나로호 개발과정에서의 치부를 밝혀내는 것이 아니다.
우선 정부는 발사후 11분의 과정에 대해 우리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설명을 해야한다.
(이미 언론에서 이야기 나오고 있는 것 들은 정부의 허접한 초기 대응때문에 믿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리고 언론에서도 발전적인 방향의 기사를 많이 실었으면 좋겠다.
특히 중앙일보의 기사와 칼럼처럼 무조건 나로호를 까내리는 기사가 아니라....
이런 기사를 쓸 것이면 차라리 KSR-I 쏠때처럼 아예 관심을 갖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10여년을 무관심으로 일관하다가 한번 실패했다고 무슨 잔치가 난 것 처럼 기사를 쏟아내고
연구원들을 공공의 적처럼 매도하다니..

항우연 연구원들이 무슨 힘이 있다고 무엇을 숨기고 무엇을 왜곡하겠는가.
그들은 정확한 사실을 보고했을 것 이고 그것을 취합하여 숨길건 거르고 발표할 건 발표하고
하는 것은 결국 정부 수뇌부들 아닌가. 기술을 기술로 보지 않고 참을성도 없는 정치꾼들...

이번 실패를 깨끗이 인정하고 원인을 밝혀 기술을 축적하고 그것을 토대로 우주개발에

한발자국 나아가면 되는 것 이다.

그러면 연구원들의 사기도 높아질 것이다. 물론 그들은 밖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25일날 빨간 불꽃을 내뿜으며 힘차게 하늘로 날라가던 나로호의 모습 만으로도
충분히 감동하고 또다시 다음을 준비하겠지만 말이다.

나 또한 육중한 발사체가 굉음과 화염을 내뱉으며 이륙하는 순간
그 것 만으로도 충분히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5000억짜리 불꽃놀이라는 비하하기 보다 칭찬과 격려 그리고 관심이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과학기술은 과학기술로 바라보는 국민과 정치인들의 지적수준도 필요하다.

이번 실패를 딛고 다음번 발사는 꼭 성공적으로 마칠수 있길 국민의 한사람이자 과학기술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바란다.



※ 본 글은 어떠한 근거도 없는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적 견해임을 밝혀 둡니다.

| 2009.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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